다윗과 압살롬 – 다윗의 부성애에 담긴 하나님의 사랑

당신은 무한대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내가 아플 때에 밤 새서 나를 간호해 주시고, 내가 어려움을 당할 때에도 대신 희생해 주시고 위로해 주시며, 내가 알지 못하는 시간에도 나를 사랑해 주시는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 바쁜 일상 때문에 그 사랑의 깊이를 잊어버리고 내 생활에 치우쳐 살기도 하고, 때로는 나의 어려움을 핑계로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하고, 나는 부모와의 관계를 등한시 하고 배신할 지언정, 절대로 나를 배신하지 않는 사랑. 부모의 사랑이다. 그와 같은 사랑이 세상에 또 존재한다. 어려운 세상 길을 걸어갈 때에도 우리의 마음을 살피시고 가장 안전하고 좋은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 그리스도의 사랑. 그 사랑을 절절하게 표현한 대목이 다윗과 압살롬 이야기에 등장한다. 다윗을 왜 “내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는지 이 이야기를 통해서 정확하게 느낄 수 있다.

 

다윗과 압살롬 – 짝 사랑 같이 가슴 저미는 내리 사랑 이야기

 

다윗의 사랑을 받은 압살롬

다윗은 셋째 아들로 압살롬을 가지게 된다. 압살롬은 정말 아름답고 흠이 없는 자식이었다. 이스라엘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고도 전해진다. (삼하 14:25) 그리고, 지혜가 있었다. 압살롬이 다윗에게 죄를 저질러서 일단 용서를 받았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다윗이 압살롬을 계속 만나주지 않자 다윗 왕의 총애를 받는 요압의 밭에 불을 질러서 요압을 집으로 찾아오게 만들었다. 그리고, 요압을 설득해서 왕에게 나아간 사례도 있다. 그러니 아비의 입장에서 얼마나 마음에 품고 싶고 사랑하는 존재였겠는가? 다윗은 압살롬에게 여러 특권을 베푼다.

압살롬이 암논을 살해하다

다윗과 압살롬

암논과 다말, Jan Steen

 압살롬에게는 다말이라는 예쁜 누이가 있었다. 그런데, 자기의 형이자 다윗의 맏아들인 암논이 자신의 누이를 좋아해서 겁간하자, 암논에게 올무를 놓고 자신의 집으로 불러서 하인들을 시켜서 죽여 복수를 한다.

여러 자식의 부모의 입장이 되면, 그 자식들이 서로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을 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진다고 한다. 자식들이 갈라져 싸울 때에는 이마에 기러기가 한마리씩 그려 진다고 한다. 더구나 압살롬이 암논을 살해하는 것을 들은 다윗은 심히 통곡하고 마음에 안타까움이 가득해진다. 이대로 부자 사이가 멀어지나 했었다.

그러나, 압살롬이 다윗의 눈을 피해서 3년간 다른 곳에서 지냈기에, 다윗은 압살롬을 더 이상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보고 싶은 마음이 점점 생기게 되었다. (삼하 13장) 다윗은 결국 아버지의 사랑하는 마음으로 압살롬을 용서한다.

압살롬이 자신의 아버지를 향해 반기를 들다

압살롬은 점차 야심을 드러낸다. 자신을 위해서 병거와 말을 준비하고, 백성들의 인심을 얻기 위해서 왕의 이름을 팔아서 행동하게 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 모았기 때문에 인심은 압살롬에게로 흐르게 되고, 자신이 왕이 되기 위해서 아비 다윗을 죽이려는 압살롬의 계획은 점진적으로 진행 되었다. 압살롬은 계교를 써서 헤브론으로 아버지 다윗왕의 부하들을 데려가서 제사를 지내는 척 하면서 왕 즉위식을 한다. 헤브론은 다윗이 기름부음을 받고 왕이 된 장소이기도 하며,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제단을 쌓은 장소이기도 하다. 이렇게 준비를 거의 마친 압살롬은 다윗의 고문이요, 지혜가 충만한 아히도벨을 자신의 조력자로 만들어 내서 다윗을 몰아내고 자신이 예루살렘에 입성하는데 큰 원동력으로 삼았다.

다윗이 예루살렘성에서 도망하다

다윗은 압살롬의 반란에 손 쓸 겨를도 없이 예루살렘 성에서 도망하게 된다. 사람이 위기를 당하게 되면 그 사람의 깊이를 알게 된다고 했다. 다윗은 자식에게 쫓겨 나서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상황에서조차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제사장에게 다시 돌아가 있기를 명하였고, 밀정이 될 수 있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 후새를 압살롬쪽으로 잠입시켜서 자신의 밀정으로 삼는다. 어려운 상황에서 믿기 어려운 이방사람이 함께 있기를 청했을 때에도 믿음으로 그를 거두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사람의 깊이가 깊어도 어려움을 바로 피할 수는 없는 바. 다윗은 자신의 낳은 자식에게 생사를 넘나드는 쫓김을 당하게 된다.

전열을 정비한 다윗. 다윗과 압살롬의 최후의 전투와 압살롬의 죽음

마하나임에서 전열을 정비한 다윗은 군사들을 정비하고 최고의 장수 요압에게 압살롬과 싸우도록 지시한다. 다윗도 출전하고자 하나 사람들이 출전하지 못하도록 말린다. 다윗은 그 말을 들으면서 모든 장군들과 백성에게 다음 내용을 명령한다.

삼하 18:5 왕이 요압아비새잇대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나를 위하여 젊은 압살롬을 너그러이 대우하라 하니 왕이 압살롬을 위하여 모든 군지휘관에게 명령할 때에 백성들이 다 들으니라

부모의 입장이 되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자신을 죽이기 위해서 칼날을 들었던 자식에게 전쟁을 하러 나가면서 너그러이 대우하라(살려주라)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들었을 때 이해할 수도, 행할 수도 없는 대목인이다. 다윗의 대장군 요압은 압살롬의 머리가 나무에 걸려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다윗의 명을 어기고 결국 죽이고 만다.

Weltchronik Fulda Aa88 286r detail, 다윗과 압살롬

머리카락이 나무에 걸린 압살롬의 죽음. (14세기 작품)

내 아들 압살롬아 내 아들 압살롬아 차라리 내가 너를 대신하여 죽었더면

다윗은 싸움을 전하는 전령이 도착하면 다른 것은 묻지 않고 오직 압살롬의 안부만 물었다.

삼하 18:28 아히마아스가 외쳐 왕께 아뢰되 평강하옵소서 하고 왕 앞에서 얼굴을 땅에 대고 절하며 이르되 왕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양하리로소이다 그의 손을 들어 내 주 왕을 대적하는 자들을 넘겨 주셨나이다 하니 왕이 이르되 젊은 압살롬은 잘 있느냐 하니라 …

삼하 18:32 … 젊은 압살롬은 잘 있느냐 …

다윗은 전쟁에는 관심이 없었다. 이 시점 만큼은 다윗의 관심의 전부는 다윗의 아들 압살롬이었던 것이다.

삼하 18:33 왕의 마음이 심히 아파 문 위층으로 올라가서 우니라 그가 올라갈 때에 말하기를 내 아들 압살롬아 내 아들 내 아들 압살롬아 차라리 내가 너를 대신하여 죽었더면, 압살롬 내 아들아 내 아들아 하였더라

다윗과 압살롬

다윗과 압살롬 – 다윗이 압살롬으로 인하여 애도하다. 1866, Gustave Dore

다른 설명이 더 필요할까. 다윗의 마음을 너무도 자세히 나타낸 이 성경 구절에서 우리는 다윗과 압살롬에 대하여 그 다윗의 내리 사랑을 마음 속에서부터 깊이 새길 수 있다. 얼마나 사랑하였으면, 자신에게 칼을 겨눠 죽일려고 했던 자녀의 죽음을 애통해 하며 “차라리 내가 너를 대신하여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고 대성통곡을 했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볼 때마다 마음이 저리고 아프고 쓰려 온다. 온 왕국의 미래가 걸린 싸움에서도 오직 다윗의 관심은 압살롬이었고, 압살롬은 다윗의 전부였던 것이다. 이것이 부모의 사랑이고, 하늘에서 우리를 낳으신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다윗과 압살롬 이야기를 통해 전해주는 그리스도의 참 사랑

행 13:22 폐하시고 다윗을 왕으로 세우시고 증거하여 가라사대 내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만나니 내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 내 뜻을 다 이루게 하리라 하시더니

하나님께서 다윗을 “내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고 하신 것은 다윗의 마음과 하나님의 마음이 같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다윗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시기 위해서 다윗이라는 인물을 우리에게 이렇게 자세히 보여주신 것이다. 우리는 사실 하늘에서 범죄한 죄인이다. 우리는 하늘의 법도를 어기고 하나님을 대적하여 죽이려고 했던 죄로 하늘에서 쫓겨난 죄인이다.(창 2:7~, 계12:7, 사14:12, 겔28:11) 그런 우리 죄를 담당하시려고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내려 오셨고,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다윗과 같이 “차라리 내가 너를 대신하여 죽었더면”이라는 마음으로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는 고통을 감내하셨던 것이다. 적어도 나는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아닌 조그마한 사람 하나이지만, 하나님께는 온 우주 왕국의 미래보다도 더 소중한 존재였던 것이다.

이런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는 온 지구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다 기록할 수 없는 그 사랑이라고 하겠다.

참고

  1. 대한성서공회
  2.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